제 2020호외-4 호 코로나를 계기로 돌아본 종교
지난 2월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심각해졌던 상황이 겨우 호전되는 듯 했으나 8·15 집회의 여파로 다시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집회의 주축이 되었던 ‘사랑 제일 교회’를 시작으로 종교 시설 관련 감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종교계를 향한 여론이 악화되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나 기사 댓글 등에 특정 종교를 비난하는 내용이 게재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예방 수칙을 지키지 않은 종교 시설에 대한 비판을 넘어 특정 종교 자체에 대한 도 넘은 비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론이 특정 종교를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방향으로 흘러가자, 자세한 내막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함께 휩쓸려 특정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언급되는 내용 중에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떤 것이 왜곡된 정보일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기독교 신자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 NO! 기독교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는 기독교 신자는 모두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어째서 이런 오해가 굳혀졌을까? 그 내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독교는 크리스트교를 뜻한다. 크리스트교 신자를 뜻하는 크리스천은 ‘예수를 믿는 자’를 의미한다. 기독교의 시작은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예수를 기리고자 모였던 사람들에게 성령이 내리면서부터이다. 처음에는 작은 방에서 시작했던 교회는 점차 규모가 커졌고, 이들을 박해하던 사도 바울이 예수의 목소리를 듣고 신자가 되며 기독교를 유럽까지 전파시켰다. 당시 로마 제국은 황제의 절대 권력을 위해 신을 섬기는 것을 박해했으나, 313년에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사람들은 기독교를 자유롭게 믿을 수 있게 되었다. 같은 시기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정통과 이단이 나뉘었는데, 삼위일체를 긍정하는 아타나시우스파는 정통으로 인정받았으나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아리우스파는 이단이 되었다. 이후 테오도시우스 황제에 의해 기독교는 로마의 국교가 되었고, 유럽의 공식적인 종교로 인정받으며 크게 성장했다. 726년에 아타나시우스파 기독교 또한 성상숭배를 두고 다시 두 갈래로 분화된다. 비잔티움 제국의 레오 3세 황제는 성상 파괴령을 내렸으나 로마 제국 각지의 교회가 결속하여 이를 거부하면서 대립하게 되었고, 동·서 교회의 분열이 일어났다. 이후 문화적·언어적 차이가 계속해서 심화되던 양측은 결국 교황권의 세력 범위를 두고 분쟁하며 1054년에 이르러 비잔티움의 동방 정교회와 서유럽의 로마 가톨릭으로 완전히 분화되었다. 최후의 만찬 (출처: 네이버 블로그 '하늘을 나는 꿈') 기독교와 개신교는 무엇이 다른가요? 1517년, 마틴 루터가 면죄부에 반박하는 95개조 반박문을 써 붙이면서 또 한 번 로마 가톨릭이 분화된다. 로마 가톨릭은 서유럽 사회에서 많은 왕과 귀족들에게 땅과 재물을 기증받으며 부유해졌고, 점차 세속화되었다. 그동안 교회 개혁에 대한 시도가 많았으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16세기의 종교 개혁으로 이어졌다. 당시 교회에서는 죄를 사하여 천국에 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명분으로 돈을 받고 면죄부를 판매했는데, 루터는 이를 반대하는 95개조 반박문을 내며 종교 개혁 운동을 전개했다. 루터의 종교 개혁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파가 형성되었는데, 이 교파가 바로 개신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개신교와 같은 의미로 기독교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도 많은데, 이는 서양 종교의 이름을 한자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겼기 때문이다. 흔히 기독교 신자는 교회를, 천주교 신자는 성당을 다닌다고 오해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기독교는 천주교와 개신교를 모두 포함하는 상위 범주이다. 비슷한 시기 로마 가톨릭은 영국에서도 또 다른 교파가 형성되는데, 이는 바로 영국 국교회이다. 성공회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교파는 영국의 헨리 8세와 캐서린 왕비와의 결혼 무효 소송을 교황이 거절하면서 시작되었다. 클레멘트 7세 교황의 소송 거절 이후 헨리 8세는 수장법을 발표하고 로마의 감독권을 폐지하며 개혁을 진행했다. 이 헨리 8세가 캐서린과의 이혼 이후 결혼한 앤 볼린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가 바로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다. 엘리자베스 1세는 즉위 이후 영국 내 모든 교회의 의식 절차를 통일하는 통일법을 공표하며 영국 국교회를 확립한다. 이단과 사이비? 이단의 사전적 정의는 ‘전통이나 권위에 반항하는 주장이나 이론’, 혹은 ‘전통이나 권위, 세속적인 상식에 반항하여 자기 개성을 강하게 주장하여 고립되어 있는 사람’이다. 오늘 날 기독교에서 이단이란 교리를 독단적, 혹은 왜곡하여 해석하거나 교회 내에서 당파심을 분러 일으켜 교회의 분란을 조성하는 경우에 국한해서 사용된다. 8·15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와 그의 사랑제일교회 또한 오래 전부터 이단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최근 이단대책위원회는 지난 1년간의 조사를 통해 전광훈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규정했다. 이단대책위원회는 “전광훈 목사 개인의 신학적 견해와 사상은 분명 정통 기독교에서 벗어나 있다. 그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으로서 결정한 것과 이단성 있는 발언 및 행동은 분명 지탄받아야 마땅한 부분이며 전 목사는 이단성 있는 이단 옹호자로 규정함이 가한 줄 안다”고 의견을 표했다. 전광훈 목사가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라고 말하는 영상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출처: SBS 뉴스) 사람들이 이 이단과 많이 혼동하는 것이 바로 사이비이다. 그렇다면 이단과 사이비는 무엇이 다를까? 사이비는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라는 뜻의 한자어이다. 즉 사이비는 기독교가 아님에도 기독교를 빙자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이들은 기독교와 관련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겉으로 보면 멀쩡한 종교 집단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마저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종교 집단임을 빙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예로 신천지를 들 수 있다. 신천지는 지난 2월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며 논란이 되었고, 신천지나 사이비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사이비 단체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다. 특히 신천지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의 증언이 화제가 되었다. 신천지가 신도를 유치하는 주요 수법은 친밀감을 형성하고 의심의 벽을 허문 뒤, 도움을 주는 척하며 신천지로 이끄는 것이다. 특히나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전도의 우선순위라는 것이 알려져 큰 비난을 받았다. 사이비는 이처럼 종교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종교 시설과 감염 앞서 살펴본 기독교의 교파 이외에도 더 많은 세부 분파들이 존재한다. 특히나 개신교는 다양한 교파가 존재한다. 한국 개신교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침례회 등의 교파가 있다. 근처 교회를 지날 때 자세히 보면, 그 교회가 어떤 교파를 따르는지 함께 명시되어 있는 것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간혹 왜 교회마다 따르는 교파가 다른지, 어떤 것이 정통이고 이단인지 헷갈려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개신교의 정통 교파이다. 성당이나 절에 비해 교회에서 잇달아 집단 감염이 일어나는 이유도 바로 이 수많은 교파와 관련이 있다. 중앙집권식 조직인 성당이나 절과 달리 교회는 목사 개인의 독립성이 보장된다. 그러다 보니 전광훈 목사처럼 신도들에게 자신을 신격화하는 등 권위를 과시하는 목사가 적지 않다. 이렇듯 목사의 신앙적 입지를 높여 목사의 말이라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인식이 일부 교회에 자리 잡았고, 곧바로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교계의 지적이 이어졌다. 더구나 전광훈 목사가 이단으로 규정되더라도 자신의 신도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만 받으면 그의 활동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또한 이 독립성이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목사의 역량이 곧 교회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헌금을 받지 않으면 교회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일부 교회가 정부의 방역 지침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고집하는 것이다. 비판과 비난은 달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우려와 예방 수칙을 지키지 않은 종교 시설에 대한 분노는 이해되지만, 잘못된 정보와 오해로 비롯된 무차별적인 비난은 옳지 않다.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시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가짜뉴스들이 기승을 부리며 사람들이 사실을 바탕으로 주관을 갖기 어려워지고 있다. 특정 종교를 향한 여론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중에는 분명 사실을 기반으로 한 정보도 존재하지만, 불순한 의도를 바탕으로 혹은 단순한 재미를 위해서 거짓 정보를 섞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떤 일이든 제대로 알아야 비판 또한 정당할 수 있다. 기독교라는 종교 자체를 배척하기보다는 예방 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은 일부 시설들에 대해 비판을 가해야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개선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종교 시설 또한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고, 당분간 대면으로 예배를 드리거나 모임을 갖는 행위를 삼가야 할 것이다. 어려운 시국, 지금은 서로 등을 돌리고 대립할 때가 아니라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윤소영 기자
제 2020호외-4 호 기후변화의 발생, 지구의 적신호
이상기후, 단순한 기후변화 아닌 기후위기 2020년 한국의 여름은 다사다난하게 지나가고 있다. 올해 총 54일이라는 역대 최장 장마기간을 기록하고, 장마가 끝난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었으며, 지난 27일 태풍 바비까지 착륙하여 경제적, 심리적 피해가 증가했다. 기상청의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연평균 9.4회였던 폭염 일수는 최근 10년간 15.5회로 증가하였다. 이런 이상기후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폭우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스페인과 프랑스, 영국 등의 유럽 지역 국가는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이상기후에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이_비의_이름은_장마가_아니라_기후위기입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하며 이상기후에 대해 알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상기후의 원인은 무엇이고, 그로 인한 피해와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자. 지구의 경고가 불러온 피해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현상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 역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6월 24일 시작한 장마가 8월 까지 이어지며 산사태와 홍수피해가 증가했다. 이번 장마로 총 42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었고, 하천의 범람과 산사태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는 8000명이 넘는 수재민이 집이 붕괴되거나 잠겨 경제적, 심리적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의 장마는 1987년의 장마 최장 기간을 새로 경신했다. 중국 남부와 일본 규슈에서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폭염 경보와 주의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였고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8만년만의 이상고온 현상에 산불이 발생하고, 스페인 북부 지역과 이탈리아에서는 폭염에 따른 비상경계령까지 내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상기후는 지구온난화가 원인인데,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 메탄 등이 주를 이룬다. 적정한 양의 온실 가스는 지구에 온실 같은 환경을 제공하여 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만 온실가스가 과도해지면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며 빙하가 녹거나 이상기후를 발생시킨다. 기상청의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기온이 매년 0.5도씩 증가하고 있다. 이런 온실가스의 증가와 지구의 온도 상승은 해양 생태계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해양 대기청 NOAA는 100년 동안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가 10년 마다 0.13도씩 상승하고 있으며 2100년까지 해양 생물의 1/6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온실가스의 증가로 해양 온난화가 발생하며 바다의 숲으로 불리는 산호초가 감소하고, 해양 어종의 서식지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기후가 가져올 피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증가한다면 지구 표면의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해빙 속도가 증가한다. 해빙 속도의 증가는 해수면 상승, 담수 유입, 해수 염도 변화 등의 연쇄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해양 순환에 영향을 미쳐 결국, 전 세계의 잦은 기상 이변을 발생시킬 것이다. 이는 이상기후로 인한 장마, 태풍, 산불 등의 자연재해가 더 빈번히 일어날 것을 암시한다.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더 이상 무시해서는 안 될 지구의 경고이다. 지구를 위한 모두의 노력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처럼, 앞으로도 폭염, 태풍, 폭설, 미세먼지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 ‘그린뉴딜’ 정책을 내놓았다. 그린뉴딜이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하는 말로,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정책을 말한다. 정부는 지난달 1일 디지털과 그린 2개의 축을 중심으로 '한국판 뉴딜'에 2025년까지 76조 원을 투입할 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그 중 한국판 뉴딜의 두 번째 과제인 '그린뉴딜'은 공공시설을 친환경적으로 바꾸어 지구온난화를 완화시켜 기후변화에 대비한다는 목표를 더욱 확대했다.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기업 100곳을 선정해 2022년까지 연구 개발부터 사업화 작업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또한, 해양온난화를 막기 위해 포스코는 트리톤을 설치하고 있다. 트리톤이란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로 만드는 친환경 어초로 죽어가는 산호초를 대신해서 바다의 숲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런 인공 해조류를 통해 바다의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노력이다. 이외에도 지난 8월 22일 대구환경연합회에서 지구를 위해 2분간 소등을 하는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여러 환경단체에서도 지구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우리 역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샤워 시간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와 환경단체, 그리고 개인의 노력으로 지구가 보내고 있는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고 대응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한 때이다. 엄유진 기자, 정유빈 수습기자
제 2020호외-3 호 문명과 전염병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전염병 top 3 아무리 강대국, 선진국이라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있다. 의료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지라도 조심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바로 ‘전염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 약 466만 명이 감염되고 약 31만 명이 사망하며 종식되지 않고 전 세계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류는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보다 감염력과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을 겪어왔다. 그중 인간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간 병 천연두, 페스트, 스페인 독감에 대해 알아보고 현재의 코로나바이러스와 비슷한 점이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마마’라고 불리던 한국 최초의 바이러스, 천연두(天然痘) 천연두는 3억에서 5억 명의 사망자를 낸 한국 최초의 바이러스로, 역대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전염병이다. 천연두는 병을 옮기는 신의 노여움을 달래고자 당시의 극존칭 표현인 ‘마마’라고도 불렸다. 천연두의 증상은 열과 구토 증상을 동반하며 입 주위에 염증이 생기고 피부 발진이 생기는 것이다. 그 후 피부 발진이 난 곳은 물집으로 뒤덮이고 딱지가 생기며, 딱지가 떨어지면서 나무껍질과 같은 흉터를 남긴다. 18세기 유럽에서는 천연두로 인해 매년 40만 명이 사망하였고, 그 중 삼분의 일은 실명을 동반하기도 했다. 천연두는 코로나19와 같이 바이러스를 흡입하면서 전염된다. 주로 입이나 코를 통한 비말감염인 인두 점막감염이 일어난다. 대개 감염된 사람과의 지속적인 대면접촉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되며, 보통 그 위험반경은 감염자 주위 6피트(1.8 미터) 정도이다. 그러나 감염된 체액이나 침구·의복 따위의 오염된 물체(비생체 접촉매개물)에 의해 원거리 감염도 일어날 수 있다. 드물지만 건물, 버스, 열차 등의 폐쇄적 환경에서 공기를 매개로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도 있다. 가장 마지막으로 발생한 천연두는 1977년 10월이며, WHO는 1980년에 이 질병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고하였다. 인류는 천연두를 박멸하기 위해 1주 보고체계, 울타리 감시전략, 봉쇄 전략 등을 사용하였다. 지금까지도 세계 보건기구의 핵심 운영 기제인 1주 보고 체계는 지역 단위 의료소에서 상위 병원, 그리고 각각의 국가의 의료지원 행정부서를 경유해 1주 안에 WHO로 보고되도록 만들어놓은 시스템이다. 또한, 울타리 감시전략은 천연두가 발병한 지역의 거주자 전원에게 예방 접종 여부와 불문하고 백신을 접종시키는 전략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천연두는 인류가 박멸한 최초의 바이러스 전염병이 되었다. 유럽을 휩쓴 검은 죽음의 병, 페스트(Plague) 페스트는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과, 전 세계에서 2억 명의 죽음을 앗아간 팬데믹 전염병이다. 페스트보다 흑사병(검은 죽음의 병)이라고 더 잘 알려진 이 질병은 병이 진행되면서 전신에 흑색 괴사를 일으켜 검은빛으로 썩는 모습 때문에 흑사병이라 불린다. 페스트는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며 오한을 동반한 발열 등의 증상들이 빠르게 진행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발병하면 여섯 시간에서 닷새 사이에 사망하게 된다. 페스트는 쥐에 기생하는 벼룩을 매개체로 하는 감염병으로,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되며, 야생동물이나 사체, 혹은 사람 간의 감염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흑사병은 유럽에서 1347년 처음 창궐한 이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여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최초의 흑사병 확산 이후 1700년대까지 100여 차례의 흑사병이 발생했고, 14세기 중세 유럽에 퍼져나간 흑사병은 "대 흑사병"이라 불린다. 대 흑사병은 유럽 사회의 계층을 붕괴시키기도 했다. 유행 이후 많은 사람이 사망해 다중으로 유산을 상속받는 경우가 생겨나 자산을 보유한 계층이 바뀌었으며, 노동자의 수가 급감하여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하는 경제적 변화도 있었다. 또한 중세의 위생 관념은 흑사병 사망자를 급증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인류가 손 씻기를 생활화한 것은 1870년대부터였으며 때문에 당시에는 손을 씻어야한다는 개념이 없을뿐더러 흙으로 신체를 닦기도 했고, 벼룩이나 쥐 등 유해생물에 대한 방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현재 코로나 19는 손 씻기를 강조하는 예방책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방역도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등 실제로 감염병에 대처하는 위생 관념이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위생 관념은 많은 사람을 빠르게 감염시키고 사망하게 하기도 하며 감염병의 진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인류 최대의 재앙, 스페인독감(Spanish flu) 스페인 독감은 20세기에 최소 2,500만 명에서 최대 1억 명이 사망해 중세 흑사병과 같이 전 세계가 팬데믹 상태가 된 최악의 전염병 중 하나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당시에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있었으며,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스페인 언론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스페인 독감’이라 불리게 되었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미군 부대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으며, 1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면역력이 약해진 병사들이 귀향을 위해 모여 있던 합숙캠프에서 집단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군 병사들이 미국으로 귀국하면서 그해 9월부터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이어졌다. 한국에서도 740만 명이 감염되었으며 감염된 이들 중 14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독감은 특히 코로나 19와 공통점이 많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확진자들이 격리 시설에 격리되었다는 점과 정부에서 사람들에게 마스크의 사용을 권장했다는 점, 사망원인 중 급성 폐렴이 많았다는 점 등이 있다. 또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변이를 거쳐 21세기까지 살아남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또한 바이러스의 변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매년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기에 스페인 독감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하여 살아남기 전에 박멸할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현대의 질병 ‘코로나’, 우리의 생활 모습 바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앞서 살펴본 천연두, 페스트, 스페인 독감과 같이 전염성도 높고 특히 노인과 어린아이가 걸리면 사망률도 높은 질병이다.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은 우리 생활 속 ‘단체 활동’, ‘모임’, ‘회식’ 등 집단 문화를 일시적으로 사라지게 했으며, 어쩌면 이를 계기로 앞으로의집단 중심주의 문화는 사라지고 개인 중심적인 생활을 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다. 질병은 그 시대만의 문화를 만든다. ‘코로나 끝나면 만나자’와 같은 새로운 안부의 말을 만들어내며 질병으로 힘들어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어 하는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미신들이 생겨나기도 하고, 경제를 뒤흔들어 위기를 겪게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질병은 생활 모습을 질병에 맞춰 변화시키고, 사람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질병이 발병하는 원인과 이유는 다양하다. 질병이 퍼지고 전염되는 이유 또한 오롯이 바이러스가 가진 강한 전염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19가 장악한 이 속에서 개인의 즐거움과 편리함을 위해 섣불리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제 2020호외-3 호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사회
코로나 19가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우리 일상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비대면 서비스, ‘언택트’의 증가일 것이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일상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언택트로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일상의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이 온 것이다. 편리한 언택트 서비스의 일상화를 반기는 반응이 있는 한편, 해킹과 같은 디지털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 과연 언택트란 무엇이며, 우리 일상 속에 새롭게 자리 잡은 비대면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 장단점을 살펴보도록 하자. 생활 속에 스며든 언택트의 모습 전 세계적인 언택트 도입의 배경에는 탈세계화가 있다. 탈세계화란세계화의 반대말로, 세계 여러 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타국과 교류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말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적색경보가 울렸고 각 국가들이 자국의 경제와 자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점차 지역주의와 국가주의로 변화하며 탈세계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탈세계화로 인한 개인 위주의 생활은 어느덧 개인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1인 중심의 생활과 문화가 대두되고 있다.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여가생활’이 인기 키워드가 되어 뜨개질이나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등의 취미생활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지속하고,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를 권장하며 하루 종일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고, 동시에 스마트폰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다양한 업무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대면 서비스를 바로 언택트(Untact)라고 한다. 언택트 소비란 기술의 발전을 통해 타인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을 의미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켓컬리’나 ‘앱카드’, ‘페이코’ 등의 서비스 또한 언택트에 해당한다. 복잡한 절차 없이 편리한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언택트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 이후 사회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고, 언택트를 제공하는 분야와 사용자의 폭이 확대되었다. 바야흐로 기상부터 취침까지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온 것이다. 문 앞에 배달해 놓는 ‘비대면 배달 시스템’ 코로나 19로 인해 등장한 대표적인 언택트로 비대면 배달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비대면 배달 시스템은 택배가 배달되는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이 대면할 일이 없도록 택배보관실이나 문 앞에 택배를 두고 가는 시스템이다. 택배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대면 배달 시스템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쿠팡’이나 ‘CJ’와 같은 대부분의 택배업체와 소셜커머스에서는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배송 방식을 전면 비대면으로 바꾸기로 했다. ‘문 앞 배송’은 모든 상품을 문 앞으로 배송된 뒤 초인종을 눌러 대면을 피하는 방식으로 배송된다. ▲ 문 앞에 배송되는 택배 (출처- urbanbrush) 음식배달 업계에도 잇따라 비대면 배달 시스템이 실시되고 있다. 배달주문 앱 ‘요기요’를 운영 중인 ‘딜리버리 히어로 코리아’는 3일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비대면 배달을 권장하고 손쉽게 비대면 주문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안전배달 기능’을 추가했다. 기존과 동일하게 앱에서 메뉴를 선택한 후 주문 배달 결제 페이지 내 주문 요청 사항에서 최상단에 배치된 안전배달 체크박스를 누르기만 하면 ‘문 앞에 놓고 전화주세요’라는 비대면 배달 기능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다. ‘우아한 형제들’ 역시 고객이 음식 주문 결제 시 현장결제보다 앱 내 사전결제를 하도록 강력히 권고했다. 손에서 손으로 현금이나 카드가 오가면서 감염될 우려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앱 내 라이더 요청사항에 ‘현관 앞에 두고 가세요’ 등 문구를 적용해 고객이 음식 주문 시 손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배달방법을 제안함으로써 대면접촉이 줄어들고 감염 가능성도 차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주문하는 주문결제서비스 ‘이모더’ 비대면 배달 시스템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도입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외식업 분야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코로나 이전에는 서비스의 기준이 대면 서비스였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 서비스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비대면 온라인 주문 수요는 증가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비대면을 선호하는 새로운 소비자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까지 온라인은 배달 앱, 오프라인은 매장형 키오스크가 비대면 주문의 핵심이었지만,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쉽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문이 가능하며, 온라인에서도 통합적으로 이용 가능한 비대면 주문결제서비스 ‘이모더’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모더 모바일’은 QR기반 주문결제 플랫폼으로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음식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소비자는 별도의 주문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통상 앱을 설치할 때마다 요구받는 회원가입 절차가 없어 번거롭지 않고, 개인정보 노출 우려도 최소화했다. 매장 방문 시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되기에 다른 고객들과 줄을 설 필요가 없고, 종업원과 직접 대면할 필요도 없다. 결제완료 및 조리완료 시 고객에게 카카오톡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재방문 시 이모더 알림톡의 링크를 다시 활용할 수 있어 한 번 이용한 소비자들의 재사용이 이어지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화를 만나는 새로운 방법, 스마트폰 속 문화 언택트의 도입이 불가능할 것 같던 분야의 새로운 변화도 눈 여겨볼만 하다. 바로 문화계의 비대면 공연 서비스이다.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문화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람들이 밀집된 공간에 장시간 있을 수밖에 없는 뮤지컬, 콘서트, 전시회 등이 모두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문화계에서는 새로운 대안으로 ‘스마트폰으로 만나는 문화’를 내세웠다. 온라인 공연은 사실 코로나 19 이전에도 존재했다. 해외의 경우, 2006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메트 라이브 인 HD’를 시작으로 공연 영상화 사업이 일찍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온라인 공연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13년 예술의 전당이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이라는 이름으로 공연 영상화를 한 것을 시작으로 간간히 네이버 TV를 통한 공연 생중계, 공연을 촬영한 DVD 판매 등의 형태로 공연을 영상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대중의 관심 밖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이후 많은 국공립 공연장과 단체, 엔터테인먼트와 뮤지컬 회사들이 앞 다투어 네이버 TV나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공연을 상영하면서 공연 영상화의 역할과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온라인 공연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는 이미 찍어둔 공연 영상을 다시 송출하는 것이고, 둘째는 관중이 없는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것이다. 세기의 명작을 영상으로 다시 만나다 일전에 찍어둔 공연 영상을 다시 송출하는 온라인 공연의 경우 보통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잘 알고 있거나 명작으로 인정받은 작품들이다. 예술의 전당은 ‘싹 온 스크린’을 통해 영상화했던 공연들을 대표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상영하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명작소설 <웃는 남자>를 뮤지컬로 재해석한 동명의 국내 뮤지컬 ‘웃는 남자’를 상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완성도 있는 무대로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재연까지 성황리에 마친 ‘웃는 남자’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좋은 작품을 온라인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을 남겼고, 미처 보지 못했던 사람들도 온라인을 통해 좋은 작품을 하나 알아간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내 손 안에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공연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월부터 진행된 이 온라인 공연은 매주 하나의 공연을 유튜브를 통해 상영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월요일 오전 9시까지 공연 영상을 공개했는데, ‘모차르트와 모짜렐라’, ‘베토벤의 비밀노트’ 등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들로 구성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종문화회관 '내 손 안에 극장' (출처: 세종문화회관 공식블로그) 해외에서 상영하는 작품을 국내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영국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유명 뮤지컬 작품들을 무료로 공개했다. 실시간으로 번역이 되지 않아 대사를 알아듣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인 탓에 많은 사람들이 줄거리를 알고 있어 배우들의 감정을 따라가며 작품을 감상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이러한 유명 작품들은 내한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온라인 공연으로 평소 보고 싶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집에서 즐기는 방구석 콘서트,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함께 해 관중이 없는 공연장에서 실시간으로 공연을 생중계하는 온라인 공연 또한 유행이다. 특히나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콘서트와 팬 사인회 등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연예계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공연을 통해 가수와 팬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SM 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 브이앱을 통해 ‘Beyond Live’라는 이름의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다. 실제 콘서트처럼 가수들이 무대를 꾸미면, 팬들은 브이앱의 채팅 기능을 통해 무대에 대한 반응을 전달하는 형식으로 콘서트가 진행됐다. 실시간 공연인 탓에 서버 불안정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만날 수 없는 가수의 무대를 볼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외에도 영상통화로 팬 사인회를 진행하거나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팬미팅을 생중계하는 등 최근 연예계에서는 온라인 공연 붐이 일고 있다. MBC 인기 예능 ‘놀면 뭐하니’ 또한 방구석 콘서트를 진행했다. 방구석 콘서트의 주인공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이 취소된 아티스트들이다. 그 장르도 뮤지컬과 대중가요부터 판소리까지 다양하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 측은 “코로나 19 영향으로 공연 문화계 전반이 큰 타격을 입고 슬픔에 잠겼다. 이에 뮤지컬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 무대, 가수들과 함께하는 ‘방구석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에 시청자들은 역시 착한 예능이라며 입을 모았다. 공연이 취소되어 속상한 관객들과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좋은 취지의 방송이었다는 것이다. 국방부 또한 군 뮤지컬 ‘귀환’의 공연 실황을 네이버 브이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국방부는 2019년에 초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귀환’을 5개월 만에 재연의 막을 올렸다. 그러나 아이돌이 대거 출연하는 공연인 탓에 외국인 관람객의 유입이 많고, 양도 및 불법 거래로 인한 실 관람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연을 미뤄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셌다. 이에 국방부와 제작사 인사이트는 이러한 대중의 반응과 코로나 19로 인한 시국을 고려하여 공연을 연기하고, 대신 공연실황을 생중계하였다. 국방부 제작인 만큼 가족들이 함께 모여 관람하기에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 온라인 공연의 반응이 더욱 좋았다. 이외에도 많은 단체와 기관 등에서 다양한 온라인 공연을 상영하고 있다. 대형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온라인 공연’을 검색하면, 예정되어 있는 생중계 공연과 다시보기가 가능한 공연들을 날짜별로 정리된 것을 볼 수 있다. 온라인 공연이 가져온 새로운 문화 트렌드 문화계에서 온라인 공연을 시작한 이유는 코로나 19로 공연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것과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만 있는 사람들에게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주기 위함이었다. 이런 문화계의 시도는 비상이 걸린 문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왔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는다. 또 한편으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어렵고 멀게만 느끼던 문화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오페라나 뮤지컬, 오케스트라와 같은 공연의 경우 이미 완성된 영상을 상영하는 영화와 달리 매 회 배우들이 실제로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티켓 값이 더욱 비쌀 수밖에 없다. 또한 대중문화와 구별되는 고급문화라는 인식이 강해 일반 서민들이 즐기기에는 너무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접근성이 좋은 온라인 공연을 통해 간접적인 체험을 한 대중들이 오페라나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호기심을 갖고 이후 실제 공연을 보러 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된 경우가 많아 오히려 코로나 19 이전보다 문화계를 향유하는 계층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QR코드 전자출입명부가 초래한 비대면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상가에 출입할 시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QR코드 전자 출입 명부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흥주점 등 8대 고위험시설은 6월 10일부터 전자출입명부를 반드시 도입하게 하고, 지난 1일 서울·인천·대전에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당시 허위로 작성된 유흥시설 출입자 명부로 인해 역학조사에 애로를 겪고, 대안으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했다. 시설 이용자는 스마트폰으로 개인의 신상 정보가 담긴 일회용 QR코드를 발급받아 시설 관리자에게 제시하고, 시설 관리자는 이 QR코드를 스캔해 이용자의 방문기록을 생성해야 한다. 이렇게 얻은 방문기록은 4주후 폐기되는데, 이런 온라인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점 뒤편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는 QR코드 전자 출입 명부에 관한 문제점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며 전자기기를 통한 정보제공과, 언택트 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 서비스가 확산되었고, 관련 고령화층의 정보격차 고충이 더욱 심화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소외를 해결하려면 세대 간 연결도 필요하다”면서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가 만나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의 도입은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양측의 면모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변화해가는 문화 속에서 언택트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했으며, 앞으로 디지털 문화 발전이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갈 것인지 기대되는 바이다. 한편으로는 공익을 위한 정보제공을 위해 개인정보의 유출 위험을 감수해야 하거나 세대 간의 격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비대면 시스템 도입의 한계를 어디까지로 인정해야하는지, 우리는 계속해서 사고하고 고찰해야 한다. 윤소영 기자·김채연 수습기자
제 2020호외-3 호 코로나-19가 불러온 환경 변화, 앞으로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 격리 시 하루에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 코로나-19, 우리는 울고, 지구는 웃고 코로나–19의 발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삶과 환경의 많은 부분이 변화를 맞았다.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고,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의 모습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이 늦춰진 것이 그 수치로 나타난다.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이란 지구가 가지고 있는 물, 공기, 토양과 같은 자원의 1년 치 사용량을 모두 써버린 날이다. 이는 인간이 바다와 숲이 흡수하는 양보다 얼마나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지, 지구가 생산한 양보다 얼마나 더 많이 먹고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날 이후 발생하는 자원은 미래 세대가 사용 할 자원을 미리 당겨쓰게 된다. 최근 국제환경단체인 글로벌 생태발자국 네트워크는 올해의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은 8월 22일이라고 밝혔다. 2019년은 7월 29일이었으나 올해의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발은 작년에 비해 3주간이나 늦춰진 것이다. 자원 절약으로 인한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의 연장 이외에도 미세먼지와 탄소배출량 등 환경 문제의 주범들이 감소하면서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멸종위기의 야생동물들 또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코로나–19가 인류의 이동과 경제 활동을 막으며 인간 생활에 불편함을 주고 많은 피해를 가져오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지구촌의 수명이 연장되고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인 상황임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 지구의 긍정에도 섣불리 환경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 하지만 현재의 플라스틱 소비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이러한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모습이 지속될 것이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전부터 지구의 수명을 단축하고 동식물의 생태를 파괴하는 환경오염의 가장 큰 원인은 무분별한 일회용품의 사용이라고 논의되었다. 때문에 2018년 8월부터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본격적으로 금지 했지만, 2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을 줄이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한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했다. 또한, 국회의원 선거 당시 사용한 일회용 비닐장갑, 병원에서 사용하는 마스크, 주사기 등의 의료 폐기물 등의 어쩔 수 없는 일회용품이 끊임없이 사용되고,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방과 접촉을 최소화로 하는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며 배달 용기와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이용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배달 음식을 먹고 난 뒤 발생하는 포장용기, 일회용 수저, 음식물을 덮었던 랩 등은 쓰레기에 묻어 있는 이물질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 때문에 종류와 포함된 성분에 관계없이 한꺼번에 소각하게 되는데, 플라스틱을 소각할 경우 분해되지 않는 강한 독성의 다이옥신을 발생시키고 유해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과 사람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결국 현재 보이는 지구의 긍정의 모습은 일시적일뿐, 코로나19의 지속 기간 동안 발생된 일회용품들의 사용이 앞으로의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미지수이다. # 우리 손에 주어진 포스트 코로나, 포스트 플라스틱 포스트 코로나란 ‘이후’ 라는 뜻의 post와 코로나-19의 합성어로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의미한다. 현재와 같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이 계속된다면 코로나-19 종식 이후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더 강력한 환경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 때문에 잠시 주춤해진 환경오염에 방심하지 말고, 더 심한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에 따른 행동으로, 최근 배우 류준열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와 함께 플라스틱제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용기 내 캠페인”이란 이름으로 플라스틱 과대 포장에 대해 지적하며 다회용 용기를 휴대하거나 플라스틱 없이 장을 볼 수 있는 가게들을 표시해놓은 ‘플라스틱 없을지도’를 소개했다. 또한 SNS로 플라스틱제로에 관한 여러 정보를 공개하면서 캠페인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다른 노력으로는 “배달에서 사용되는 일회용품 줄이기”가 있다. 이는 배달 어플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때, 일회용품 식기를 제외하고 가져다 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실천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사소한 움직임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앞으로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대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불러오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며 인간의 편의성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태계가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이다. 엄유진기자, 이은영 수습기자
제 2020호외-3 호 면접관 대신 카메라 렌즈… 언택트 면접, AI가 직무능력까지 평가하는 시대
면접관 대신 카메라 렌즈… 언택트 면접, AI가 직무능력까지 평가하는 시대 - IT 업체 ‘AI 면접’ 직접 체험해봤다. 채용 시장을 흔드는 언택트 바람, AI 면접 본격화해 언택트란, 접촉이란 뜻의 ‘contact’에 부정의 뜻인 ‘un’이 붙어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비대면’이라고도 부른다. 언택트는 코로나 이전부터 존재했던 개념이기 때문에 신조어나 신개념으로 보지는 않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되면서 모든 생활이 언택트를 기반으로 하는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특히 이 언택트 바람은 코로나로 인해 주춤했던 채용 시장을 거세게 움직이며 갈 곳 잃은 대학 졸업자들과 취업 준비생들에게 희망의 소식을 주고 있다. 과거 금융권과 IT 위주의 소수 기업들로부터 시작된 언택트 면접은 현재에 이르러 대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회사와 기업들로 퍼져 언택트 채용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AI 면접 솔루션 제공 업체 마이다스아이티에 따르면 현재 300여 개의 기업에서 AI 면접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채용시장이 언택트 시대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AI 면접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사용할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람인이 제공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60%가 이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막상 준비를 시작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관련 정보가 너무 없고 막막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AI 면접,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질문 유형 파악이 중요 ▲ 윈시대로 AI 면접 프로그램을 통해 면접을 진행하는 모습 시대 교육 그룹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윈시대로’의 AI 면접은 기본 질문과 인성검사, 상황제시형 질문, 심층구조화 질문, 적성검사, AI 게임, 상식 총 7개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면접 시간은 보통 한 시간 내외로 중간에 멈추거나 다시 시작할 수 없으며 모든 영상 면접은 30초의 생각 시간을 준 후 그 뒤 60초의 답변 시간이 주어진다. 이와 같은 안내는 각 단계 시작 전에 알려주기 때문에 질문 가이드를 충분히 읽고 임해야 한다. 기본 질문은 자기소개, 지원 동기, 장/단점을 묻는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대면 면접에서도 기본으로 제시되는 질문이기 때문에 AI 면접 전 필수로 준비하고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인성검사에서는 주어진 시간 내에 기본 성격과 가치관,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선택형 문제로 진행된다. 이는 중고등학교 때 했던 인적성검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응시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진행된 상황제시형 질문은 제시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 상황 판단 능력을 확인한다. 또한 심층구조화 질문에서는 인성검사 과정 중 선택했던 대답을 O, X로 물어보고 그에 따른 꼬리 질문 두 개에 대해 질문한다. 이어지는 적성검사는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공간력, 지각력 총 5가지의 영역에서 답을 고르는 것으로 진행된다. 적성검사는 인성검사와 마찬가지로 선택형으로 답변하며, 상식과 지식을 영역별로 구분해 질문한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게임을 통해 순발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게임도 많아 사전에 숙지를 잘 하고 면접을 시작해야 한다. ▲ AI가 녹화된 면접 영상을 보고 텍스트, 표정, 시선처리에 대해 분석해준 결과 ▲ AI 분석 결과를 통해 본 기자가 많이 쓰는 단어 윈시대로는 한 시간 정도 쉼 없이 이어진 면접이 끝난 후 몇 분 뒤 리포트를 분석해 보여준다. 종합결과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나열하고 감성을 분석해 수치로 나타낸다. 또한 각 검사의 항목을 등급별로 제시하며 선택한 정답과 문제 해설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각 영상의 텍스트와 표정, 시선처리를 리뷰해 주고 답변을 어떻게 해야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팁까지 알려주고 있다. ▲ 뷰인터 AI 면접 프로그램에서 연습할 수 있는 기본 면접 질문 뷰인터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에 AI 면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의 AI 면접 프로그램으로, 기본적인 인적성 질문을 바탕으로 하는 ‘AI 면접 질문’과 각 기업과 직무의 특성에 맞는 ‘기업 기출 질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질문 항목에서 자신이 연습할 질문을 선택해 개별적으로 면접 영상을 녹화하고 화면에 비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면서 연습할 수 있다. 실제 모의 면접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부족하거나 어려운 질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AI가 성격을 분석해 직무 능력을 평가하는 모습 뷰인터는 촬영한 면접 영상을 바탕으로 바로 결과를 분석해 준다. 합격 가능성과 면접 준비 상태, 면접 역량을 평균 수치와 비교해 10가지의 요소에 따라 분석한다. 또한 시선처리나 머리 움직임, 목소리 크기나 높낮이, 표정 변화와 같은 세부적인 요소까지 코칭 해주며 성격 특성에 따라 적합한 직무를 추천해 주기도 하고 글자로 변환된 답변을 통해 답변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면접 직접 체험해보니... 장점도 있지만 AI가 가진 한계 극복 힘들어 보여 두 가지의 AI 면접을 체험해본 결과, AI 면접의 장점은 편안하고 조용한 장소를 선택해 비교적 편안한 차림으로 응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면에서는 응시자의 얼굴과 상반신만 꽉 차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아래는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자세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AI 면접은 영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고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면 면접 시에는 자신이 무슨 표정을 짓고 습관을 하는지 볼 수 없지만, AI 면접은 화면 미러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 면접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피드백과 팁을 해준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면접에 탈락했는데,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했던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AI 면접 시스템은 면접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의 면접도 대비할 수 있도록 분석 자료를 제공해 준다. 또한 연습 면접을 포함해 몇 번의 면접을 진행해보니, 비슷하거나 공통되는 질문이 많았고 어느 정도 AI가 하는 질문의 방향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충분한 경험과 연습을 한다면 누구나 AI 면접을 쉽게 준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면접 시스템이다 보니,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고 오류나 문제점이 일부 보이기도 했다. 우선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평소 앉아 있는 습관이 나왔다. 초반에 꼿꼿이 세웠던 허리는 점차 구부러지고 다리를 꼬거나 올리는 자세가 나도 모르게 나와 당황했다. 편안한 공간에서 하는 것이 긴장감을 완화시킨다는 장점도 가져올 수 있겠지만, 지나친 긴장감 완화는 오히려 독이 되는 듯했다. 또한 기계가 처리하는 일이다 보니, 오류나 오타가 발견되기도 했다. 앞서 윈시대로 면접을 볼 때, AI 게임단계에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아 애를 먹었었다. 다행히 정식 면접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전까지의 데이터는 남아있었지만 실제 면접이었다면 당황해서 더 이상 다음 문제를 풀기 힘들었을 것이다. 또 적성검사를 할 때 밑줄 쳐진 부분과 같은 말을 찾으라 했지만 밑줄이 쳐져 있지 않아 짐작해서 문제를 풀어야 했으며, 다른 질문에서는 오타가 발견되기도 했다. 방금 전 대답했는데 심층 질문에서 비슷한 질문을 해 어쩔 수 없이 중복의 대답을 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AI 면접은 부정행위나 돌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이 아직까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보다 정확한 AI 체계 구축과, 그에 따른 취업 대책 세울 필요 이처럼 면접의 기본적인 단계에서 오류를 범한 기계가 과연 실제 면접에서 정확한 분석을 가져올지, 기계라고 해서 모두 수용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와 수용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AI 면접은 사실상 대답 자체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았으며 인적성이나 면접 태도만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에 또 다른 AI 면접 시스템을 보유한 마이다스아이티는 자사의 프로그램 이름을 ‘AI 면접’이 아니라 ‘AI 역량검사’라고 붙이며 AI 면접이 답변 내용으로 그 사람의 지식이나 직무 이해도까지 평가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현재 100% AI 면접 방식을 채택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기업이 평가의 일부로만 사용하거나 인적성 검사의 요소로만 평가하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한다. 실제 AI 면접을 경험해본 결과, AI 면접 프로그램이 취업 준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기존 대면 면접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체계적인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을 예상하면서, 언택트는 앞으로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가 된 사회를 만들 것이다. 대학과 기업, 사무적 시스템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마트 21세기에 대응하는 데이터 구축을 위해 이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맞춰 채용 시장도 아직까지는 시기상조일지 모르지만 더 적극적으로 앞으로의 채용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채용 준비 학원에서는 이미 AI 면접 시스템을 대비한 전문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AI 기업과 구인구직 기업에서는 AI 면접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많은 이들은 점차 변화하는 채용 시장의 모습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함으로써 앞으로의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송수연 기자
제 2020호외-1 호 인권을 무시한 성착취·디지털 성범죄, n번방
‘n번방 사건’이란? n번방 사건은 텔레그램 내에서 이루어진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다.가해자들은 1번방·2번방·3번방 등 방에 번호를 붙여 여러 방을 운영했고, 이것을 ‘n번방’이라고 일컫는다. 텔레그램 내에는 n번방뿐만 아니라 그와 유사한 수많은 방이 존재했다. 방을 운영한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성 착취 동영상을 그 방에 공유했고 그들이 피해자들을 유인한 방법은 다양했다. 트위터에서 일탈계(SNS상에서 자신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밝히지 않고, 자신의 신체를 노출한 사진·영상 등을 올리는 계정)를 운영하는 여성 청소년에게 접근해 해킹 링크를 보내거나 경찰로 위장해 신상정보를 얻어냈다. 알바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인 척 위장해 신상정보를 캐내기도 했다. 이들은 빼돌린 신상정보를 가지고 피해자들을 협박했고 성적인 사진과 영상을 찍으라고 강요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노예’라는 이름을 붙여 이들의 성 착취 영상 및 사진, 개인 신상정보 등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했다. 이 사건이 공론화되자 많은 이들이 분노했고, ‘n번방 사건’은 국민청원까지 올라가게 됐다. ▲ n번방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약속한 청와대 (출처: 청와대 트위터) 디지털 성범죄와 솜방망이 처벌 논란 지난달 16일 텔레그램 주요 방 중 하나인 ‘박사 방’의 운영자 조주빈(25)이 검거됐다. 검거 후 그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00만 명을 돌파했고, 지난달 2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근거해 그의 성명과 나이, 얼굴 사진이 공개됐다. ‘n번방’의 운영자 ‘갓갓’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이다. 조주빈에게 적용된 죄명은 ‘아동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아동 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총 14개이다. 적용된 죄명에 따르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간 있었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한 편이었기에 그가 실제로 선고받을 형량에 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크웹(일반적인 검색엔진으로는 접속할 수 없고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웹)에서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웰컴투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오는 27일 출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손씨는 범죄인 인도 심사를 위해 다시 구속됐고, 법원의 송환 여부 결정과 법무부 장관의 인도 여부 결정을 통해 미국에 인도될 수 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17년간 운영된 불법 촬영물 사이트 ‘소라넷’의 운영자 역시 고작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무척 관대한 편이다. 미국의 경우, 아동 음란물 제작은 징역 15~30년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이를 상업적으로 유통한 경우에는 5~20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실제로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의 회원이었던 미국인은 징역 97개월과 보호관찰 20년을 선고받았으며, 해당 사이트에서 영상을 다운로드했던 미국인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나라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매우 관대하며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성범죄를 다루는 언론의 역할 ‘n번방’은 2017년부터 운영되었으나 오랜 시간 공론화되지 못했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 등에서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 또한 주목받지 못했다. n번방의 최초 신고자이자 최초 취재자는 대학생 두 명으로 구성된 ‘추적단 불꽃’이었다. 이들은 2019년 7월 텔레그램을 통해 n번방의 존재를 알게 되어 직접 잠입 취재한 끝에 경찰과 언론에 수집한 자료를 제공하고, 9월에는 뉴스통신진흥회를 통해 이 문제를 보도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후 11월 한겨례 신문이 언론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n번방’을 보도했으나 오히려 박사는 기자의 신상을 털어오는 사람은 특별한 방에 입장을 시켜준다며 공지했고, 실제로 박사방의 운영자가 기자의 신상을 털어 가족들까지도 협박했다. 결국 n번방 보도는 기자의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특별취재팀’이라는 바이라인으로 기사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1월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를 해결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고, 몇몇 주요 언론에서도 n번방을 기사화하며 경찰 조사가 빠르게 이뤄졌다. 결국 3월에 이르러서야 박사가 검거되며 전 국민이 n번방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 이후 언론의 보도 방향이 변질되어 본질이 흐려지고 박사 ‘조주빈’의 과거가 기사화되었다. 학교나 행적, 교우관계 등 그의 과거가 기사화되며 마치 불행한 과거가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것처럼 그려졌다. 더구나 조주빈이 자신을 ‘악마’라 칭하는 상황 속에서 언론은 사건의 본질을 바로잡기는커녕 ‘어쩔 수 없이 악마가 됐고, 이를 멈추지 못했다.’는 그의 말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되었다. 이에 언론노조성평등위와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는 보도와 구조 개선을 위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n번방 보도 관련 긴급지침을 발표했다. “인터넷 트래픽을 위한 낚시성 기사 생산을 지양하고, 경쟁적 취재나 보도 과정에서 피해자나 가족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범행의 구체적 내용을 제목으로 달지 말자”, “가해자의 책임이 가볍게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주요 내용이다. 특히 “가해자 책임이 가볍게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남성 고유의 성적 충동’ 등의 표현으로 남성이 본능을 억제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어선 안 된다.”고 명시하며 성범죄를 비정상적인 특정인에 의한 예외 사건처럼 보이지 않도록 보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마’와 같은 표현이 가해 행위를 축소하거나 가해자를 비정상적 존재로 타자화해 예외적 사건으로 인식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번 지침은 여성가족부의 ‘2018 성희롱 성폭력 보도 수첩’, ‘신문윤리실천요강’, ‘성폭력 범죄보도 세부 권고 기준’을 따른 것으로, 디지털 성범죄는 디지털 기기나 기술을 매개로 온·오프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젠더 기반 폭력임을 강조하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개책, 피해자 보호와 지원 과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이 속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에서도 “n번방사건에서 책임을 망각한 언론의 보도행태를 지탄한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언론은 가해자 중심의 보도를 즉각 중단하고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성착취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모색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 주요 내용으로,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을 망각한 채 저널리즘 가치를 훼손하는 보도를 멈추고 진실과 본질을 추구하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라.”는 것이다. ▲ 언론의 보도 행태를 지탄한 서언회 성명문 (출처: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잘못된 성 인식, 이제는 바로잡아야 할 때 n번방 용의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포토라인에 세워달라는 청원에 국민 청원 역사 상 가장 많은 인원인 270만 명이 동의하고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n번방 해시태그 운동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등 사이버 성범죄와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 미성년자가 너무나도 쉽게 성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몰카와 같은 불법 영상물의 촬영 및 불법 공유가 너무나 만연하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성범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n번방 사건은 규모가 크고 죄질이 나빠 논란이 크게 불거졌지만 그 이전에도 이와 같은 크고 작은 성범죄 사건들이 이어져 왔다. 그중에서는 기사화는커녕 그냥 묻혀 가해자의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많고, 공론화로 인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나 금세 잊혀버린 경우도 많다. 일례로 2019년 공론화되었던 버닝썬 사건의 경우 클럽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나 연예계 주요 인사들이 연루된 성접대, 불법 영상물의 불법 공유 등 사안이 심각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사람들에게 버닝썬은 이미 잊혔고 가해자들은 적은 형량을 받았음에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몇 되지 않는다.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한 이유는 많은 목소리가 모여야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의 개정은 물론이고 사회적 환경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전에 관심이 그쳐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줄어든다면, 당연히 세상은 변화할 수 없다. 잘못된 성인식을 바로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히 미디어에서 여성과 여성의 이미지를 잘못된 방향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사람들이 자각도 없이 잘못된 성 인식을 갖는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프로파일러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그동안 범죄영화를 보면서 여성 신체의 시각화 등 쾌락적인 보여주기 방식에 문제를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범죄 영화 대부분이 가해자, 범죄자의 시각에서 사건을 재현한다. 영화 속 피해자들은 여성이 많은데 다들 말없이 죽어 있는 식으로만 나온다. 그들에게는 목소리가 없고, 자신의 고통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디어가 여성을 범죄의 피해자가 되어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힘없는 존재로만 비추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제로 여성을 범죄의 표적으로 삼는 경향이 강해지는 동시에 여성들 또한 스스로를 힘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 플랫폼에서 시청자 유치를 위해 앞 다투어 자극적인 내용을 방송에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미디어 플랫폼이나 sns는 어린 연령층의 사용이 많아 자칫하면 아동·청소년에게 잘못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또한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여성은 지조를 지켜야 한다는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아직까지도 성범죄 피해자인 많은 여성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명백히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그러게 짧게 입고 다니지 말았어야지.’, ‘밤늦게 다니지 말았어야지.’와 같은 말들 모두 해당한다. 이번 n번방 사건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그러게 일탈계를 왜 운영해?’와 같은 2차 가해가 이어졌다. 이러한 인식은 가정폭력처벌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교수는 “가정폭력처벌법의 기본 목적은 가정을 보호하는 것이지 피해자의 생명권 보호가 아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고 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는 여전히 가정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가부장적 사고가 내포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그러게 조심했어야지,’ ‘지조를 지키지 못했다,’, ‘순결을 지키지 못했다,’처럼 피해자에게 범죄의 책임을 전가하고 마치 그것이 그들의 잘못인 것처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때문에 피해자는 성범죄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손가락질 당하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범죄에 가담한 적은 없어도 오랫동안 성범죄를 야기하는 잘못된 성 인식을 묵인하고 심지어는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까지도 자행해왔다. 성범죄에 대한 우리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는 것이다. 더 이상 성 착취로 고통 받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이제는 사회가 변화해야 할 때이다. 방효주·윤소영 기자
제 682 호 “폰 켰는데 왜 답장 안해?” 커플 위치 앱과 사생활침해
젠리의 명암, 자녀보호와 왕따 자신의 실시간 위치를 지인들과 공유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인싸(무리와 잘 섞여 노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젠리(Zenly)’가 주목받고 있다. 젠리는 프랑스 앱 개발자 앙투안 마틴(Antoine Martin)이 지난 2015년 선보인 실시간 위치 정보 공유 앱이다. 전 세계 다운로드 수는 7월 기준 1,000만 회가 넘었다. ‘젠리’는 상대가 친구 요청을 수락해야지만 서로의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물론 친구 요청을 거절, 삭제할 수도 있다. 이 앱 또한 상대방 프로필을 클릭함으로써 배터리 용량을 살필 수 있다. 이 위치 서비스 앱은 자녀의 위치를 살펴볼 수 있고 친구들 간의 위치를 통화 없이 확인할 수 있어 수월하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실제, 8살 자녀를 둔 A(37·여) 씨는 “아이가 하교할 시간에 맞춰 젠리 앱을 본다”라며 “아이가 바로 학원에 가는지 딴 길로 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뉴욕 대표 일간지 중 하나인 뉴욕데일리는 지난달 10일 한 젠리 이용자는 교통사고를 당해 2시간가량 실종됐다가, 친구들이 젠리 앱의 위치정보를 통해 구제되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결국 사망했지만, 위치 추적 앱의 긍정적인 요소로 해석된다. 개인 정보의 유출이 이러한 위치 앱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젠리는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의 프로필이 활활 타오르게 된다. 흔히 ‘인싸’는 앱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약간의 과시욕을 바탕으로 앱을 사용한다. 다만 실시간 위치 정보를 통해 특정 집단이나 사람을 따돌릴 수 있는 왕따 행위가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실제 한 국내 커뮤니티에는 “왕따의 휴대폰에 젠리를 깔아두게 하고 피해 다니면 정말 좋다”는 올라와 충격을 주었다. 이와 더불어 부모가 자녀 감시를 위해 설치하는 경우 또한 “자녀들의 인권침해다”라는 주장이 거세다. 문자, 통화내역까지 확인 가능, 사생활 보장 가능한가? ‘커플로드’ 애플리케이션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앱’이라는 모토로 연인들이 서로의 모든 사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커플로드’는 커플 위치 앱 중 가장 많은 개인정보를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앱이다. 그만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더욱 많다. 이 커플로드 앱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존의 위치 앱처럼 배터리, 위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방에게 ‘통화 내용, 문자 내역, 사용 중인 앱’까지 유출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문제점은 단순 친구 추가를 맺은 상대방의 개인 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고 그 상대방과 문자 혹은 메시지를 주고받은 제3자의 개인 정보까지 유출 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 어플 사용자들의 후기에 의하면, “이렇게 만날 거면 왜 사귀냐”, “그렇게 확신이 없으면 사귀질 마”, “악용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라고 말하며 어플이 지나치게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동의하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커플 앱보다 연인 간에 중요한 것은 존중 커플 앱은 연인들 간에 서로에 대한 믿음의 증표로 설치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다만 문제는 서로에 대한 위치 확인과 통화·문자 내용 확인까지 가능한 해당 앱은 악용되어 연인들 혹은 친구들 간의 갈등의 원인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실제,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사생활을 오픈하고, 공유하는 게 상대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것처럼 포장되는 인식은 문제다. 상대방의 모든 걸 다 알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와 직결되기 때문에 위험하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사적 영역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김경관 기자
제 682 호 역사의 광장, 변화의 광장
역사의 광장, 변화의 광장 ▲ 역사를 간직한 광화문 광장(출처: 관광공사) 광화문의 역사 광화문은 경복궁의 남문인 동시에 국왕이 드나드는 정문이었다.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의 정문이었기 때문에 그 규모와 격식 면에서도 매우 웅장하고 화려했다. 특히 광화문은 담장 양 끝에 각각 동십자각과 서십자각을 두어 조선의 5대 궁궐 가운데 유일하게 궐문의 형식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 또한 광화문 앞에는 궁중의 각종 의식에 이용되던 넓은 단, 월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광화문 밖으로는 육조거리가 이어졌다. 육조는 오늘 날 관청의 역할을 했던 기관으로, 육조거리는 정치와 행정의 중심축이었다. 이 육조거리는 다시 경제의 중심축인 종로와 맞닿아 있었다. 즉 광화문은 조선의 도읍지였던 한양의 정치와 경제가 만나는 곳에 위치함으로써 왕조사회에서 궁궐이 갖는 위엄을 보여주는 상징성도 매우 컸던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광화문은 크게 훼손된다. 광화문 뒤 편 흥례문 일대를 없애고 1926년 조선총독부청사를 완공한 일제는 조선총독부 앞을 가로막고 있다는 이유로 광화문마저 없애려 했으나, 극심한 반대 여론에 결국 경복궁의 동편 건춘문 북쪽으로 옮기는 데 그쳤다. 또한 일제는 월대는 물론이고 육조거리도 없애고 도로를 확장했다. 육조거리의 중심을 훼손하기 위해 오늘 날 광화문 광장 터에 은행나무를 심기도 했다. 해방 이후, 한국전쟁으로 인해 광화문은 또 한 번 크게 훼손된다. 폭격으로 석축만 남고 문루가 완파되었던 광화문이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된 것은 박정희 정권에 이르러서다. 1968년 정부가 파괴된 문루를 재건하고 광화문을 현재의 자리로 옮겨놓았다. 그러나 새로 재건한 광화문은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졌으며, 3.5도 가량 본래의 중심축과 어긋나게 틀어지고, 원래의 자리에서도 14.5m 가량 뒤로 물러나 완공되었다는 문제가 남았다. 1995년에는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되면서 광화문 광장 복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에 서울시는 광화문 및 경복궁 복원과 연계 가로공원화 내용을 포함한 ‘국가중심가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본격적인 광장 조성계획은 2002년 문화재청이 발표한 경복궁, 광화문권역 문화재 환경 정비 계획에서 나타났다. 이어 2003년 서울시의 시민광장 조성 기본계획, 2005년 문화재청의 광화문 역사광장 조성계획 등 다양한 계획이 제시됐다. 광장의 중앙배치, 양측 배치, 편측 배치 등 여러 계획 내에서도 광장의 배치형태가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졌다. 광화문 광장이 오늘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된 것은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이 재임하던 2009년부터이다. 광화문에서 세종로사거리와 청계광장으로 이어지는 세종로 중앙에 길이 555m, 너비 34m로 조성되었으나, 차로 중앙에 배치된 광장의 모습이 마치 섬 같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광화문 서울시는 2016년부터 광화문 광장 재구성을 위한 절차에 나섰다. 2016년 9월 분야별 전문가 및 서울시 내부 위원으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이 출범되었다. 광장 재구성화는 크게 ‘역사성 회복’과 ‘보행성 회복’ 차원에서 논의됐다. 임창수 광화문광장사업반장은 “광화문 자체는 복원이 됐지만 광화문 주변 공간이 여전히 역사적으로 미흡하다”며 역사도심으로서 광장 회복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조선시대 월대를 광장에 구현하고 월대 앞을 지켰던 해태상도 원래 위치를 찾아 광장 쪽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일단 월대 설치 공간은 도로에서 광장으로 바뀌게 된다. 처음에는 광화문 남쪽에 T자형 지하차도 설치를 고려하였으나 토목 여건이 좋지 않고 비용 문제가 컸다. 대규모 공사로 인한 시민 불편은 물론 공사 장기화, 사업 경제성 등을 고려하면 지하화 대신 우회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광화문 남쪽을 지나가는 우회도로다. 즉 현행 사직로 - 율곡로 동서 직선 길을, 사직로 - 새문안로5길 - 사직로8길 - 종로1길 - 율곡로로 지나가는 U자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아울러 세종대로 지하를 동서로 지나는 중앙지하차도는 없앤다. 이 도로는 평면이므로, 북쪽의 광장과 남쪽의 광장이 분리된다. 북쪽은 역사광장, 남쪽은 시민광장으로 불리게 된다. 서울시는 광화문 앞을 가로지르는 사직, 율곡로 자리에 4만 4700㎡를 역사광장으로 새로 만든다. 사직 율곡로는 기존 새문안로5길을 확장해 우회시킨다. 일부 구간과 세종대로는 10차로를 6차로로 일부 축소한다. 광화문 광장의 변화, 시민들의 생각은? 서울시는 변화하는 광화문 광장에 대해 시민들과 의견을 나누고자, ‘전문가 공개토론회’, ‘찾아가는 전문가 토론회’ 등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는 물론이고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에 관심 있는 시민들도 토론회에 참석해 의견을 나눌 수 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광화문 광장을 위해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하며 토론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팽배히 갈렸다. 평창동에서 온 시민 한 명은 “지금 광화문 광장이 어정쩡하다. 교통도 너무 불편하고 개선되어야 한다”라며 “지하철을 통해 광장에 갈 수 있게 하고, 광장은 전면 보행화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와서 쉬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광화문 광장의 변화에 적극 지지했다. 반면 같은 평창동에 거주하는 또 다른 시민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광화문은 한국의 심장부라고 생각하고 광화문 광장은 관상동맥이라고 생각한다. (교통의 요충지인) 광장을 막았을 때 관상동맥은 어디로 가나?”라며 전면보도화를 반대했다. 이에 임창수 광화문광장사업반장은 “오늘 토론회는 듣기 위한 자리이기에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의견들을 반영하고 종합해서 광장 자체에 대한 계획, 주변부에 대한 계획, 민원에 대한 부분까지 차곡차곡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소영 기자
제 681 호 Flex! 대학생 과소비 열풍
너도 나도 Flex 열풍 ▲ 소비는 펑펑, 통장은 텅텅 (출처: Pixabay) 최근 대학생 사이에서 가장 유행하는 신조어는 Flex이다. 대학생의 이용률이 높은 SNS는 물론이고 유명 브랜드의 광고 문구에서도 ‘오늘의 Flex’, ‘Flex 해버렸지 뭐야’처럼 Flex가 사용된 문장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는 Flex의 뜻을 모르면 문화에 뒤처진다는 놀림을 받기 일쑤일 정도이다. Flex는 본래 ‘구부리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지만, 1990년대 미국 힙합 문화에서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며 새로운 뜻을 갖게 되었다. 이 단어는 최근 기리보이, 염따 등의 래퍼들이 가사에 사용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 Flex라는 단어와 함께 과소비를 과시하는 문화가 함께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 A씨는 최근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을 명품을 구매하는 데 모두 사용했다. 거의 100만원에 가까운 신발을 구매한 것이다. 이후 A씨는 SNS를 통해 ‘드디어 Flex 했다’며 명품 소비를 자랑했다. 이에 A씨의 친구들과 SNS 이용자들은 ‘좋아요’를 누르고 ‘부럽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A씨는 이를 보며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품이나 고가의 물건을 소비한 후 SNS에 자랑하는 것이 유행하자 무리해서 형편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식 소비가 유행하는 실정이다. 급증하는 Z세대의 명품소비 그렇다면 대학생 명품 소비에 대한 객관적 수치는 어떨까?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을 Z세대라 이르는데, 이들이 최근 명품 소비의 주요 고객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에 따르면 Z세대의 명품 소비 증가율은 2016년 8.5% 이후 매년 20%대로 급증했다. 2019년 상반기만 해도 전년 증가율인 29.8%와 근접한 24%대를 보여 10ㆍ20세대의 2019년 명품 소비는 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가 발표한 '밀레니엄과 Z세대가 생각하는 패션 명품소비'를 살펴보면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한 명품을 사고 싶다', 즉 명품을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다고 답한 사람 중 과반수는 Z세대(59.5%)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조어가 부추기는 과소비 문화 매스컴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이런 대학생들의 비합리적인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또한 큰 문제이다. 인터넷에 Flex를 검색하면 이를 이용한 기사가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진다. 이 기사들은 모두 연예인이 착용한 명품을 언급하며 Flex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마치 명품 소비가 멋진 행동인 것처럼 서술한다. 연예인이나 유명 유투버 등의 SNS 또한 명품 소비를 부추기기도 한다. ‘Flex 질투와 시선 받으며 우리 멋있어지자’라는 노래 가사로 Flex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래퍼 기리보이는 최근 자신이 배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한 금액 ‘1,690만원’을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역시 Flex’라며 ‘멋있다’, ‘부럽다’, ‘대단하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에서도 Flex를 이용한 마케팅을 적극 활용 중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 또한 최근 대학생 서포터즈의 이름을 ‘Flex’라고 지으며 Flex 열풍에 합류했고, 국내 뷰티 브랜드인 ‘미미 박스’ 또한 블랙 프라이데이에 ‘Black Friday with Flex’이벤트를 런칭했다. 디지털 미디어 방송국 ‘딩고’에서도 ‘Flex’를 찾아가는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명품 소비를 과시한다는 뜻의 Flex라는 단어가 마치 형편에 맞지 않는 과소비조차도 멋진 행동인 것처럼 꾸며내고, 또 다양한 매체와 브랜드가 홍보를 위해 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소비가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유행을 선도하는 행동인 것처럼 그려내는 것이다. 미성숙한 불안감을 Flex로 해소 그렇다면 도대체 왜 대학생들은 Flex에 열광하는 것일까? 바로 20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사회 비교성향이 높기 때문이다. SNS 이용시간이 많을수록 사회 비교경험 또한 늘어나는데, 20대의 SNS 이용률은 다른 세대보다 높아 사회 비교성향 또한 높은 것이다. 고인곤 사회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사회 비교성향이 높을수록 다른 세대에 비해 열등감을 느끼기 쉽고, 이런 특성은 명품구매라는 소비현상으로 나타난다. 이에 대해 서울 노원 발달 심리 연구소 상담 심리학자 김서현 연구원은 소위 말하는 ‘인싸’가 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심리를 악용한 상술이 과도한 소비활동을 조장 한다”며 “이는 주체적인 소비가 아니므로 결국 정신건강을 헤치게 된다. 이런 병폐를 막기 위해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행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Z세대가 미디어로 접하는 연예인의 명품 소비와 과시에 대해 “사회적으로 완연하고 성숙하지 못한 Z세대는 자신들의 불안감을 과시욕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연예인을 따라 하고자 하는 모방 심리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학생의 과소비는 형편이 되는 학생들의 소비에서 시작하여, 형편이 되지 않는 학생들마저도 마치 과소비를 따라하지 못하면 사회에서 도태되는 듯 생각하는 행태를 낳고 있다. 소비에 앞서 ‘내가 과연 이것을 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잘 고려하여 주체적인 소비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가치는 명품이 아니라, 나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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